밤을 새우는 기도 속에도
―思慕․3
정숙자
밤을 새우는 기도 속에도
임은 오시지 아니합니다
별들도 자리를 바꾸고
구름도 몇 번씩
은하(銀河)를 건넜아온데.
온 힘으로 솟아오른 박꽃 위에
차겁게 떨어지는 그믐밤 이슬
그리워 축나는 가슴 안으로
두견의 울음만이 흐르옵니다
밤 동안 쌓은 기도가
햇빛 아래 헛되이 시들지라도
저녁마다 새롭게 피이오리다
밤에만 숨이 도는 연약함에
미풍에도 몸이 아픈 촛불의 영혼
눈물로 임에게 안길 때까지
남 모르는 돌계단을 놓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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