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시집 · 하루에 한 번 밤을 주심은

밤을 새우는 기도 속에도/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4. 8. 21:01

 

 

    밤을 새우는 기도 속에도

      ―思慕․3

 

       정숙자

 

 

   밤을 새우는 기도 속에도

   임은 오시지 아니합니다

 

   별들도 자리를 바꾸고

   구름도 몇 번씩

   은하(銀河)를 건넜아온데.

 

   온 힘으로 솟아오른 박꽃 위에

   차겁게 떨어지는 그믐밤 이슬

 

   그리워 축나는 가슴 안으로

   두견의 울음만이 흐르옵니다

 

   밤 동안 쌓은 기도가

   햇빛 아래 헛되이 시들지라도

   저녁마다 새롭게 피이오리다

 

   밤에만 숨이 도는 연약함에

   미풍에도 몸이 아픈 촛불의 영혼

 

   눈물로 임에게 안길 때까지

   남 모르는 돌계단을 놓겠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