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시집 · 하루에 한 번 밤을 주심은

어느 하늘에 머무시기에/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4. 8. 20:55

 

 

    어느 하늘에 머무시기에

      ―思慕․5

 

      정숙자

 

 

   어느 하늘에 머무시기에

   아직도 이름 모를 별이옵니까

 

   기약 없는 만남을 믿어

   천 번도 더 떠나옵니다

 

   어디에 떨어져 묻힌다해도

   임의 뜻에 안기운 풀잎이언만

   진(盡)하도록 걷는 이 길

   어찌된 숙명의 짐이옵니까

 

   지친 꿈 속에

   선연히도 울려오던 새벽 종소리

   그 높은 탑은

   어느 기슭에 있아옵니까

 

   시리디 시린 바람의 장벽

   모여들던 목화구름이,

   놀란 듯 검어지며 뒤덮나이다

 

   끈 없이도 날으는 임의 수레

   언제 쯤 다가와 멎으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