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시집 · 하루에 한 번 밤을 주심은

수틀인 듯 둥그런 달무리 속에/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4. 7. 16:52

 

 

 

     수틀인 듯 둥근 달무리 속에

       ―思慕․8

 

        정숙자

 

 

   수틀인 듯 둥근 달무리 속에

   기다리는 마음 같이 넘치는 정애(情愛)

 

   담장엔 찬바람 모이다 흩고

   뜰엔 외로움 쌓이옵니다

 

   백 리를 걷고서도

   서툰 한 걸음

   바위처럼 멈춰 서서

   우러르는 밤

 

   얼음 못 연근(蓮根)은

   홈이 패이고

   솔(松)들도 온몸에 금가는 혹한

 

   어느 직녀가 아미(蛾眉) 숙이어

   저리도 밝은 달을 놓았더이까

 

   비단폭같이 고운 하늘 가

   둘 데 없는 마음을 띄우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