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시집 · 열매보다 강한 잎 75

더블 플라토닉 수어사이드/ 정숙자

더블 플라토닉 수어사이드*              정숙자                                                                     은하수 푸른 밤에는 강물도 더 빛이 났다  그 요요한 울림 속에서 바위가 숨을 몰았다  하 세월 부대꼈어도 속잎 흔들리지 아니했던 탑  첩첩 불이면서도 봉오리에 머물렀던 꽃  혼자서, 다만 혼자서 하늘 끝 오르내린 섬이었건만  맑고 따뜻하고 그리고 순한, ―낮은 음의 노래밖에는 부를 줄 모르는 물살에 실려 천 겹 만 겹 향내를 피워 올렸다   어둠은 더 이상 그늘이 아니었다  벙글고 벙근 아지랑이와 보름달로 맞물린 반달 두 개가 들녘 어딘가로, 세상 밖 어딘가로 떠내려갔다                        -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