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 정채원 옆구리를 들킬까 늘 조마조마했어요 고열로 앓고 나면 꽃이 툭툭 피어나곤 했으니까요 그러다 언제부턴가 얼룩덜룩 움직이더라구요 뭐라 말을 하듯 입술이 씰룩거리듯 그러나 소리는 없었어요 어쩜 내 귀에만 들리지 않았던 건지도 모르지요 심장이 불타는 사람의 수화처럼 어떤 날은 밤새 숨 가쁘게 움직였어요 눈 없는 벌레처럼 기어다녔어요 꿈틀거렸어요 아무도 알 수 없는 아름다운 흉터를 품고 우리는 이 세상에서 태어나는 걸까요 늘 들킬까 봐 숨기고 다니지만 그래도 믿을 건 그것밖에 없다는 듯 혼자 있을 땐 가만히 손을 넣어보곤 하지요 아직도 날아가지 못했구나 안심하곤 하지요 어쩌면 자기 귀에민 들리지 않는 말들, 남들은 다 듣고도 모르는 척해주는 걸까요 어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