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평, 원구식 시집 『마돈나를 위하여』 2007, 한국문연>
원구식 시집 『마돈나를 위하여』
정숙자
시작詩作은 자기만의 삶과 앎, 의식으로의 침투다. 현실적으로 자기 자신과 무관한 패러다임이 주제였다 할지라도 그것의 골자가 되는 기의는 독자적인 인식과 의지이다. 그러므로 한 권의 시집은 한 시인의 도정/관점이 새겨진 영혼의 중량이다. 시인은 시로써 태어나는 자이고, 시로써 성장하는 자이며, 시로써 죽는 자이다. 하여 한 시인에 대한 평가는 그가 생산한 시작품 외에 그 무엇으로도 가감될 수 없다.
원구식 시인의 새 시집『마돈나를 위하여』는 전작 시집과 꽤 오랜 세월의 간격이 있다. 그 긴 시간 동안 그는 무엇을 겪고 생각하고 삭혀냈을까. 『마돈나를 위하여』라는 표제가 이미 여느 시집과는 변별력을 지닌다. 억약부강抑弱扶强의 현대에 타인을 위한 노래는 흔치 않다. 『마돈나를 위하여』는 창녀뿐 아니라 이 땅의 약자들을 위한 헌사이다. 뿐만 아니라 숲-톱니바퀴, 싹-깨어짐, 우주-감옥, 상처-지배 등 현대시의 특성인 충돌과 기습적 함축미가 여기저기서 번뜩인다. 1․2․3․4부 모두 편편금이었다고나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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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2008. 1-2월호/ 시집 속의 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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