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플라토닉 수어사이드* 정숙자 은하수 푸른 밤에는 강물도 더 빛이 났다 그 요요한 울림 속에서 바위가 숨을 몰았다 하 세월 부대꼈어도 속잎 흔들리지 아니했던 탑 첩첩 불이면서도 봉오리에 머물렀던 꽃 혼자서, 다만 혼자서 하늘 끝 오르내린 섬이었건만 맑고 따뜻하고 그리고 순한, ―낮은 음의 노래밖에는 부를 줄 모르는 물살에 실려 천 겹 만 겹 향내를 피워 올렸다 어둠은 더 이상 그늘이 아니었다 벙글고 벙근 아지랑이와 보름달로 맞물린 반달 두 개가 들녘 어딘가로, 세상 밖 어딘가로 떠내려갔다 -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