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의 얼굴에 달이 스민다
한경숙
손톱처럼 작아진 빛
얼굴은
흐르는 강물처럼
말없이 하늘을 건너간다
달이 얼굴을 걸어가고 있다
그 밝은 기억 너머로 달이 진다
흘러내린 하늘
산 그림자에 걸려도
얼굴에 걸린 바위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큰 벼락이 내리쳐도
갈라지거나 밀리지도 않는다
새들이 처음 달에 내려앉을 때
얼굴은 또 어딘가로 흘러간다
-전문-
* 심사위원: 손종호 임승빈 박순원
----------------
*『딩아돌하』 2019-겨울호 <신인상> 에서
* 한경숙/ 서울 출생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울기/ 위선환 (0) | 2020.01.29 |
---|---|
신동옥_ 다시, 「거위와 점등인의 별에서」(발췌)/ 점자별 1 : 손택수 (0) | 2020.01.29 |
거울과 바람/ 김정태 (0) | 2020.01.29 |
아기 앞에서/ 김기택 (0) | 2020.01.29 |
핀/ 조미희 (0) | 2020.0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