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들의 방
황정산
나의 밤은 불이 꺼지지 않는다
숨은 구름들의 놀이터
숨은 몸들의
갸륵한 심장들
고칠 수 없는 사람은 없다
기계들에 놓은 쓰이지 않는
숨은 지푸라기
그것들을 치우지 못함이
더러 인간을 이야기한다
기계가 없이
인간을 보는 사람 아직은 없다
기계는 기계로 이어지지만
인간은 인간으로 통하지 않고
캄캄함은 더 큰 어둠이나 느닷없는 빛을 부르지만
환함이 불꽃으로 타오르지는 않는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맞다
그렇다고 기계가 인간이 아닌 것은 아니다
기계를 묻어 그 땅 위에 서서 몇몇은 천문을 본다
하나 암호는 땅속에 묻힌 기계들의 몸에 돋을새김으로 남아 있다
기계는 밤에 나를 부르지 않는다
*격월간 『유심』2011.11-12월호 <유심시단>에서
*황정산/ 목포 출생, 1994년『창작과비평』으로 평론 등단
2002년『현대시문학』으로 시 창작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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