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프로이트 요법
김상미
입술이 빨간
그녀는
날마다 시달리는 환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의사를 찾았다
프로이트 추종자인
그 의사는
모든 것에
성적(性的) 과잉 반응을 보였다
그녀는
메타피직 운율로
계단을 오르고
마지막 계단에선
항상 중력을 느꼈지만
의사는 프로이트에 의한, 프로이트를 위한
처방책을
그녀의 자궁 깊이
들이부었다
날마다 그녀는 성욕에 시달리고
햇빛 속을 달리는
자전거 바퀴살만 보아도
온몸에
화상을 입었다
어느 날
그녀는 진찰실 문을 밀고 들어가
삽시간에
의사를 덮쳐버렸다
정말 예민한
프로이트 요법이었다
*『시와미학』창간호=2011 가을호 <자선 대표시>에서
* 김상미/ 부산 출생, 1990년『작가세계』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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