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길
이옥진
안개 속 하얀 메밀꽃길이
새벽이슬에 젖어 있다
왜 이슬은, 우리들
배고픈 눈물을 닮았을까
꽃 피는 9월이면
무작정 걷고 싶던 길
울 엄니, 야야~
'배 많이 고프쟈' 하며
속울음 울던 길
저녁이 와도 그냥
허리끈 꽉 졸라매고
환하게 웃고 걷던 꽃길
-전문-
▣ 삶에 대한 평생 문안(발췌)_이옥진/ 시인
내 고향 어머니의 바다, 그곳은 나의 출생지이자 내 문학의 발원지이며 죽어서도 돌아가야 하는 영원한 내 정신적 성소 아닌가.
*
한때는 사회적 불의에 분통이 터져 현실 정치에 도전한 일이 있다. 2014년 제6대 하남시장 출마 결국은 패거리 정치판에 실패했지만, 역시 정치는 나 같은 원칙과 정의에 철저한 사람에겐 맞질 않았다. 모의와 수작이 난무한 판의 무대에서 이기고 살아남는다는 것은 분명 그와 동질성을 가진 무리들의 성찬이지 시를 사랑하고 정직한 사람들이 뛰어들 곳이 아니었다.
다만 무려 15년의 법적 투쟁으로 악법에서 승리한 1만여 평의 내 땅을 1종 주거지로 바꿔 놓은 그간의 열정과 노력은 누구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고 자부한다. (p. 시 31/ 론 31 ·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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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문학』 2024-6월(664)호 <이 시대 창작의 산실_이옥진_무엇을 쓰고 있나> 에서
* 이옥진/ 1941년 전남 함평 출생, 2012년 『문학세계』 문학대상 수상, 시집 『미사리 기차역』(2014), 산문집『저질러야 성공한다』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