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화집에서 읽은 시

100송이의 꽃을 당신에게/ 손(김)희숙

검지 정숙자 2023. 10. 23. 14:31

 

  100송이의 꽃을 당신에게

       하와이 한인 이민 100주년에 부쳐

 

     손(김)희숙

 

 

  오늘 우리는 떨리는 마음으로 백송이의 꽃을

  당신께 바칩니다

  백년에 피워 올린 거룩한 꽃

  당신의 노고와 땅 냄새가 香氣로 피워 올라

  더욱 가슴 벅찬

  이민 백주년

 

  한민족의 얼이 담긴 백송이의 꽃을 가슴에 안고

  당신을 생각합니다

  태평양 푸른 파도가 세월의 물살을 새기며

  흰 옷 입은 선조들을 실고 온 겔릭호

  1903년 1월 13일

  하와이

  아무도 꽃을 들고 반겨주던 이 없어

  홀로 이 땅에 발을 푼 선각자들이여

 

  뙤약볕 채찍 아래 서러운 눈물 뿌리며 

  조국의 독립과 후손들을 위해

  사탕수수 푸른 꿈 심었음에

  그 꿈은 참으로 정직하였어라 

  빛바랜 사진 속에서 더욱 빛나는

  구릿빛 개척자의 모습

 

  비로소 하와이 한인 이민 백년사에

  忍苦의 꽃으로 피어나

  조국에는 독립을 후손들에게는 강인한 뿌리로

  그 숭고한 노고와 땀은

  오늘날

  우리들 삶에 힘과 용기가 되어 함께 하고 있음에

  감사와 존경으로 바치는 이 백송이의 꽃을

  어서 받아주십시오

 

  이제 다가오는 백년은 우리가 가꾸어 나가야할

  우리들의 몫

  새로운 한 세기를 향해 힘차게 飛翔하는

  후손들에게 당신의 魂은 살아있어

  꿈과 미래가 펼쳐질

  거기

 

  또 다른 미래의 후손들이 손에 손잡고

  수만 송이의 꽃으로 피어날

  무궁하여라 한민족의 물결이여

     -전문(p. 169-170)

 

  * 2003년 이민 백주년 기념비 제막식(킹 스트릿 소재 파와와 공원내)에 바친 헌시

  * 블로그註 : 『하와이 시심詩心 100에 실린 모든 작품의 ' 띄어쓰기 · 맞춤법'은 원문 대로 옮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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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와이 한인문학동인회 엮음『하와이 시심詩心 100』에서/ 2005. 1. 5. <관악>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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