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송이의 꽃을 당신에게
하와이 한인 이민 100주년에 부쳐
손(김)희숙
오늘 우리는 떨리는 마음으로 백송이의 꽃을
당신께 바칩니다
백년에 피워 올린 거룩한 꽃
당신의 노고와 땅 냄새가 香氣로 피워 올라
더욱 가슴 벅찬
이민 백주년
한민족의 얼이 담긴 백송이의 꽃을 가슴에 안고
당신을 생각합니다
태평양 푸른 파도가 세월의 물살을 새기며
흰 옷 입은 선조들을 실고 온 겔릭호
1903년 1월 13일
하와이
아무도 꽃을 들고 반겨주던 이 없어
홀로 이 땅에 발을 푼 선각자들이여
뙤약볕 채찍 아래 서러운 눈물 뿌리며
조국의 독립과 후손들을 위해
사탕수수 푸른 꿈 심었음에
그 꿈은 참으로 정직하였어라
빛바랜 사진 속에서 더욱 빛나는
구릿빛 개척자의 모습
비로소 하와이 한인 이민 백년사에
忍苦의 꽃으로 피어나
조국에는 독립을 후손들에게는 강인한 뿌리로
그 숭고한 노고와 땀은
오늘날
우리들 삶에 힘과 용기가 되어 함께 하고 있음에
감사와 존경으로 바치는 이 백송이의 꽃을
어서 받아주십시오
이제 다가오는 백년은 우리가 가꾸어 나가야할
우리들의 몫
새로운 한 세기를 향해 힘차게 飛翔하는
후손들에게 당신의 魂은 살아있어
꿈과 미래가 펼쳐질
거기
또 다른 미래의 후손들이 손에 손잡고
수만 송이의 꽃으로 피어날
무궁하여라 한민족의 물결이여
-전문(p. 169-170)
* 2003년 이민 백주년 기념비 제막식(킹 스트릿 소재 파와와 공원내)에 바친 헌시
* 블로그註 : 『하와이 시심詩心 100년』에 실린 모든 작품의 ' 띄어쓰기 · 맞춤법'은 원문 대로 옮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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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와이 한인문학동인회 엮음『하와이 시심詩心 100년』에서/ 2005. 1. 5. <관악>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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