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화집에서 읽은 시

강제 이혼 외 2편/ 김우식

검지 정숙자 2023. 11. 24. 01:36

 

    강제 이혼 외 1편

 

     김우식

 

 

  이혼 도장 안 찍으면

  카드 사용 중지

  자식 학원비 중지

  생활비 중지

  아빠, 나 어떻게 해

 

  자식 때문에 도장 찍지 마라

  아빠와 형편대로 살아보자

 

  아빠, 손 서방 못살게 해서

  도장 찍어 주었어

 

  바보 가시내야

  자식 때문에 참아야지

 

  아빠!

  자식은 계모에게 줄 수 없어

  내가 키우기로 공인증서 받았어

 

  착한 바보야

  공인증서 보니 다 엉터리다

  내가 변호사 선임했다

 

  딸이 도장 찍어주고

  아빠! 숨이 막혀

  응급실에 가자

 

  아빠! 애들 저녁은

  학원 보내주고

  김밥 사서 먹여줘

 

  이 일을 어떻게 해

  딸자식 불쌍해서

 

  우짜고 어찌할꼬

  홀애비 피멍 된 눈물

  하염없이 쏟아집니다.

     -전문(p. 39-40)

 

    * 참조: 2009년 6월 25일 이혼

 

 

    -----------------------------------

    어떻게 해야 합니까

 

 

  밤새 뒤척이다

  한숨 속에 잠 깹니다

 

  아이고!  바보 가시내야

  콜걸에 남편 빼앗기고

  세 자식과 어떻게 살래

 

  여보! 용서해 주오

  나 혼자 어떻게

  할 수가 없었소

 

  딸자식 불쌍해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조각, 조각 애비 가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주님! 말씀하소서

  피멍 된 홀애비 눈물

  누구 죄입니까

      -전문(p. 41)

 

 

    -------------------------

    누구 죄입니까

 

 

  딸자식 불쌍해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사랑하는 남편 콜걸에게 빼앗기고

  세 자녀와 어떻게 살래

 

  여보! 용서해 주오

  나 혼자 어떻게 할 수가 없었소

 

  아빠는 2년 후

  엄마 찾아가지만

 

  앞으로 30년 세월

  혼자 어떻게 살래

 

  주님! 말씀하소서

  누구 죄입니까

 

  늙은 홀애비 죄입니까

  주님 말씀하소서

 

  딸자식 불쌍해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주님! 말씀하소서

    -전문(p. 43)

 

  ----------------------------

  * 국제문예대표문인선집 _『함께동행』에서/ 2023. 4. 20. <온북스> 펴냄

  * 김우식/ 1944년 경남 창녕 출생, 2010년『현대시문학』으로 & 2017년『국제문예』 시 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시집 『아내에게 바치는 시』

'사화집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느닷없이/ 유현숙  (1) 2023.12.08
니스*/ 하두자  (0) 2023.12.08
100송이의 꽃을 당신에게/ 손(김)희숙  (0) 2023.10.23
가난한 신부/ 손(김)희숙  (0) 2023.10.23
이렇게 지낼만하다네/ 구자현  (0) 2023.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