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의 풍경에서 강나루 겨울에는 새벽기도를 나가는 할머니를 몇 번이고 뒤따라갔고 내가 뒤따르는 줄도 모르고 느릿느릿 지팡이를 짚은 뒤를 맞춰 걸었다. 문득, 부모님께서도 언젠가 저리 느릿느릿 지팡이를 짚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언젠가 또 손자가 그 뒤를 몰래 따를지도 모르겠다. 초등학교에 막 들어가던 어린 시절, 이어령 교수가 쓴 『생각에 날개를 달자』라는 시리즈를 읽었다. 이때 알게 된 고정관념이라는 개념은 지금까지도 중요하게 신경을 쓰는 요소가 되었다. 그쯤에 읽었던 어린이논어에서 군자는 지름길로 가지 않는다, 행불유경行不有徑이라고 하는 것을 읽고 엉뚱하게 여기에 고정관념을 대입해서 왜 그래야 하지? 하는 생각을 했다. 산을 가로지르고 구불구불 미로 같은 골목길을 텀험하며 가장 빠른 지름길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