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구상(1919-2004, 85세) 어머니 마지막 하직할 때 당신의 연세보다도 이제 불초 제가 나이를 더 먹고 아버지 돌아가실 무렵보다도 머리와 수염이 더 세었답니다. 어머니 신부神父 형*이 공산당에게 납치된 뒤는 대녀代女 요안나 집에 의탁하고 계시다 세상을 떠나셨다는데 관棺에나 모셨는지, 무덤이나 지었는지 산소도 헤아릴 길 없으매 더더욱 애절탑니다. 어머니 오늘은 중추 한가위, 성묘를 간다고 백만 시민이 서울을 비우고 떠났다는데 일본서 중공서 성묘단이 왔다는데 저는 아침에 연미사煉彌撒만을 드리곤 이렇듯 서재 창가에 멍하니 앉아서 북으로 가는 구름만 쳐다봅니다. 어머니 어머니 -전문- * 신부 형 : 나의 친형 구대준具大浚은 가톨릭 신부였음 ▶ 분단에서 이산으로, 이산에서 통일로(발췌)_이승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