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집 · 이 화려한 침묵

우정/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2. 7. 31. 02:48

 

 

     우 정

 

     정숙자

 

 

  진실한 우정은 그대여

  햇빛처럼 눈부시지도

  소나기처럼 지나가지도 않는답니다

 

  진실한 우정은 그대여

  부드럽고 은은하게

  우리 마음에 머무르지요

 

  만남이 잦거나 뜸하거나

  생활이 성하거나 쇠하거나

  어떤 조건도 초월하면서

 

  뿐일까요

  뛸 듯이 반갑게 만나더라도

  화려한 언어 남용치 않고

  깊은 고뇌에 잠기더라도

  마음 보태어 함께 넘기는

 

  진실한 우정은 그대여

  안개처럼 에워싸지도

  바람처럼 지나가지도 않는답니다

 

  밤 사이 내린 함박눈같이

  발자국 소리도 들리지 않게

  우리 마음에 쌓인답니다. 

 

     ---------------

  * 시집 『이 화려한 침묵』에서/ 1993. 4. 26.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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