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쓰는 밤
정숙자
그리운 이에게
편지 쓰는 밤은
행복하다오
티끌어린 생각을 떠나
잉크에 달빛을 곱게 섞으며
정다운 이름
부르노라면
누구도 범하지 못하는 행복
두견이사 글자가 없어
저리 소리로 외는가 보아
목이 터져라
울면서라도
부를 이름 있으면 찬란한 생명
이 땅이 죄업의 감옥이래도
편지 쓰는 반달밤은 행복하다오
저 달이 왼달로 자라나듯이
그리움 자라는 밤 행복하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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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 『이 화려한 침묵』에서/ 1993. 4. 26.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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