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릉빈가
김옥성
法音이 들려온다
빈자의 새벽을 깨우는 天界의 음악
새 울음소리에는
아직 雪山의 향기가 섰여 있다
맑은 마음의 밝은 자리가
극락인지라
천고뇌음(天鼓雷音)
새의 울음소리가 無明을 쪼아대는
창가에서
은자에겐
시방세계에 더 즐거운 음악이 없다
내가
해독하지 못한 법문들
내가 새였을 때
아미타경 속에서 내가 부른 노래가 풀려나온다
삼라만상이 깨어나는 소리
비익조(比翼鳥)와 공명조(共命鳥)와 더불어
가릉빈무를 추는 시간
석가의 시간
무명도 문장이 되는 시간
나도
깨달음에 이르는 詩文을 붙들 수 있을 듯
새였던 사람
황유리새가 울고 있다.
* 『문학마당』2011-여름호 <우리시대 시인 신작시>에서
* 김옥성/ 전남 순천 출생, 2003년 『문학과경계』로 소설 등단. 2007년 『시사사』로 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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