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가릉빈가/ 김옥성

검지 정숙자 2012. 2. 6. 23:38

 

 

     가릉빈가

 

     김옥성

 

 

  法音이 들려온다

  빈자의 새벽을 깨우는 天界의 음악

  새 울음소리에는

  아직 雪山의 향기가 섰여 있다

  맑은 마음의 밝은 자리가

  극락인지라

 

  천고뇌음(天鼓雷音)

  새의 울음소리가 無明을 쪼아대는

  창가에서

  은자에겐

  시방세계에 더 즐거운 음악이 없다

  내가

  해독하지 못한 법문들

 

  내가 새였을 때

  아미타경 속에서 내가 부른 노래가 풀려나온다

  삼라만상이 깨어나는 소리

  비익조(比翼鳥)와 공명조(共命鳥)와 더불어

  가릉빈무를 추는 시간

 

  석가의 시간

  무명도 문장이 되는 시간

  나도

  깨달음에 이르는 詩文을 붙들 수 있을 듯

 

  새였던 사람

  황유리새가 울고 있다.

 

 

  『문학마당』2011-여름호 <우리시대 시인 신작시>에서

  *  김옥성/ 전남 순천 출생, 2003년 『문학과경계』로 소설 등단. 2007년 『시사사』로 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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