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法門)
홍사성
아침 댓바람에 평소 듣기 어려운 법문을 들었다
야, 이 개새끼야! 니깐 놈이 그렇게 잘났어
쌍놈의 새끼야 나하고 맞짱 한번 뜨자
듣다보니
어쩌면 내가 어느 전생에서
개새끼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 웅녀가 사람이 되려고
쑥과 마늘만 먹고 백일을 견딘 것처럼
너도 사람이 되려면 이 정도는 참을 줄 알아야 한다,
그는 이걸 가르쳐 주려고 전화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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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시학』2012-2월호<신작특집>에서
* 홍사성/강원도 강릉 출생, 2007년『시와시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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