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사물(四物)/ 김영식

검지 정숙자 2020. 2. 24. 23:29



    사물四物


    김영식



  고기도 결 따라 잘라야 제 맛이 나고

  나무도 결 따라 잘라야 무늬목이 품격이 살아난다


  四物도 法堂에서 놀아야 하는 것은

  法鼓 雲版 木魚 大鐘을 두들겨

  禮佛의 音標가 되듯이

  독경 소리에도 가락과 곡절의 높낮이가 제격이다


  四物이 세상에 내려오면

  꽹과리, 징, 북, 장구는 쳐야 흥이 나고

  굿거리장단이 어우러져야

  제멋에 겨워 어깨춤이 절로 난다


  선무당은 西道 민요도 할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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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문학』 2020-2월호 <시> 에서

   * 김영식/ 2002년 『한맥문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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