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념의 시간
김성철
벌목꾼은 바람의 질량과 햇볕의 각도로
도끼질의 방향을 정한다지
바람과 해를 품은 방향일수록 단단하게 여몄다는데
나는 어느쯤이 단단할까? 밥벌이를 위한 손쯤일까? 당신을 품은 가슴쯤일까?
이도저도 아닌
온몸을 지탱하는 앙상한 다리쯤일까?
밥벌이는 뜸하고 밀린 것들은 자꾸 늘고
당신은 태양을 막 돌고 돌아
수성을 지나 명왕성으로 향하고
지구에 떨궈진 나는
자전의 속도로 돌고 돌고
이 허하고 허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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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파란』 2019-겨울호 <신작> 에서
* 김성철/ 2006년《경남일보》로 등단, 시집『달이 기우는 비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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