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하다가
서동균
뒤를 확인하고 후진 기어를 넣고
발을 떼었다
스르르 가던 차가
팍 소리와 함께 멈췄다
분명히 카메라로 확인했는데
범퍼에 금이 가고
은갈치 비늘 같던 도색이 벗겨졌다
플라스틱을 지지하던 우레탄 범퍼는
어퍼컷으로 한 대 맞은
권투 선수의 턱처럼
일순간 뜨거웠을 거다
주말마다 세차를 하던 시간이
미세 플라스틱으로 날아가고
파직! 갈라진 틈은
길 위에 멍하니 서 있는
내 머릿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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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파란』 2019-겨울호 <신작> 에서
* 서동균/ 2011년 『시안』으로 등단, 시집『뉴로얄사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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