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양문규
눈 오는 날
바람이 몹시 차가웠습니다
눈길을 지나온 신발이
꽁꽁 얼어붙어서
신발 벗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습니다
신발 속에 갇힌 두 발이
쓰리고 아픈 것이
눈 때문도
바람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아픈 엄니 걸어온 길이
함께 따라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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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정신』2019-겨울호 <신작시> 에서
* 양문규/ 충북 영동 출생, 1989년『한국문학』으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 『식량주의자』『여여하였다』등, 산문집『꽃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너무도 큰 당신』, 평론집『풍요로운 언어의 내력』, 논저『백석 시의 창작방법 연구』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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