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최진영
사과나무 한 그루가 비껴가는 시간을 굽고 있다
폭염과 갈증을 은유로 치환하며
황금빛 가지 끝에 도달한 작은 우주
덜 익은 우주의 가슴에 귀 기울여 보는데
휘청, 목이 꺾인다
사는 동안 얼마나 많은 물음에 답하며
틈입하기를 고집했을까
달리의 그림처럼
나무는 수많은 물음표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것이다
어둠을 서성이는 물고기자리의
충혈된 상처가
또 다른 물음으로 시작되는 밤
나는 당신의 별자리에
어떤 기호로 각인 되려나
밤을 베어 물고 가는 초침 소리와
천 가닥의 물음에 잠에서 뛰쳐나온 세포들
기다림을 삼킨 심장 속으로
참방참방 스며드는 아직은
풋 사과의 떫은 맛
-전문-
* 신인 추천 : 문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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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2019-겨울호 <신인 추천> 에서
* 최진영(본명 최숙자)/ 1962년 서울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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