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택배
최 준
행복하니?
구름이 한 거짓말
그녀에게 한 거짓말
지나온 밤이 어둡지 않았다고
등 토닥이며 걱정 말라고
잘 될 거라고
밤길을 낮길과 바꾸고
비를 눈과 바꾸고
그녀를 다른 그녀로 바꾸고
아니었던 것을
모든 게 아니었던 것을
잘 됐다고
한 번도 아픈 적 없었다고
아픔의 곁다리
마음도 상처도 없었다고
추억이라고
아침 거울 앞에서
젖은 머리가 고백했지만
잃어버린 손가락
지나간 시간들
지워진 약속들
지느러미 없는
서랍 속 물고기들
포크로 찍어낸
흑백영화의 주인공들
한 상자만 주문했는데
어째서 두 상자가
초인종 울리는 거냐고
*『현대시』2011-6월호 <신작특집>에서
* 최준/ 강원 정선 출생, 1990년『문학사상』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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