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축구/ 임영미

검지 정숙자 2016. 10. 9. 23:52

 

<동시>

 

 

    축구

 

    임영미

 

 

  엄마 엄마

  오늘도 제가 두 골이나 넣었어요

 

  한 번 보실래요

 

  샤삭 샤샤삭 샥- 샥

  이렇게 여러 명을 제치고

  골을 넣었어요.

 

  공 차는 꿈을 꾸고

  골 넣는 꿈을 꾸고

 

  책가방은 잊은 채

  축구공만 가지고 등교를 한다.

 

  오늘은 기운이 없다.

  세 골이나 넣었는데도 신나지 않았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성적표가 나왔기 때문이다

 

  여러 명을 제치지 못한 성적표

  이걸 어찌 보여 드릴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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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年刊『김제문학』2016_ 22호 (1970.11.6.창간) <part―동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