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2015-8월호 <8월 기획/ 해방 70년 감격을 노래하다> 에서
광야
이육사(1904~1944)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든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굉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나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리게 하리라
(1945 유고시)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밀봉/ 윤의섭 (0) | 2015.08.01 |
---|---|
시인/ 최영철 (0) | 2015.08.01 |
칼집/ 마경덕 (0) | 2015.08.01 |
오후의 정물화/ 이화은 (0) | 2015.08.01 |
울음이 타는 가을강/ 박재삼 (0) | 2015.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