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시인/ 최영철

검지 정숙자 2015. 8. 1. 16:21

 

 

  *『유심』2015-8월호 <시에게 쓰는 시> 에서

 

 

      시인

 

      최영철(1956~  )

 

 

  여름이 채 가기도 전에 매미는

  제 외로움을 온 천하에 외치고 다녔네

  해 밝으면 금방 날아갈 슬픔

  비는 너무 많은 눈물로 뿌리고 다녔네

  아무 데나 짖어내는 저 개

  사랑이 궁하기로서니

  그렇게 마구 꼬리를 흔들 일은 아니었네

  그 바람에 새는

  가지와 가지 사이를 너무 빨리 지나쳐 왔네

  저녁이 오기도 전 바위는

  서둘러 제 몸을 닫아버렸네

  잡았던 손길 뿌리치고 물은 아래로

  저 아래로 한정 없이 흘러가고 있네

  천둥의 잘못은 너무 큰 소리로

  제 가슴을 두드리며 울부짖은 것

  시인의 잘못은 제 가난을 밑천으로

  너무 많은 노래를 부른 것.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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