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2015-8월호 <시에게 쓰는 시> 에서
시인
최영철(1956~ )
여름이 채 가기도 전에 매미는
제 외로움을 온 천하에 외치고 다녔네
해 밝으면 금방 날아갈 슬픔
비는 너무 많은 눈물로 뿌리고 다녔네
아무 데나 짖어내는 저 개
사랑이 궁하기로서니
그렇게 마구 꼬리를 흔들 일은 아니었네
그 바람에 새는
가지와 가지 사이를 너무 빨리 지나쳐 왔네
저녁이 오기도 전 바위는
서둘러 제 몸을 닫아버렸네
잡았던 손길 뿌리치고 물은 아래로
저 아래로 한정 없이 흘러가고 있네
천둥의 잘못은 너무 큰 소리로
제 가슴을 두드리며 울부짖은 것
시인의 잘못은 제 가난을 밑천으로
너무 많은 노래를 부른 것.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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