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3D 열쇠/ 강서완

검지 정숙자 2014. 11. 8. 01:26

 

 

     3D 열쇠

 

     강서완

 

    

  Z축 공간을 발견한 프린터. XY축의 높이를 가졌다. 허공을 불러온다.

A4용지에 출력되던 모나리자, 아그리파 석고상처럼 입체적으로 드러난

다. 전생 후생 현생의 그를 실제 출력한다. 기억이여, 영원하라. 사랑하

는 이의 콘텐츠를 맵핑하여 출력한다. 중세의 노란 머리 소년에게 묻는

다. 아버지 거기는 어떤 계절인가요? 생사가 없는 공간. 슬픔은 기쁨과

이퀄이다. 2999년의 아버지가 딸을 터치한다. XYZ〓2014년 가을 유카

리스 붉은 잎이 파랗게 나타난다. 수천의 이름으로 나는 복제되고 수억의

얼굴로 그가 생한다. 어떤 별도 닿지 않는 눈동자. 이제 나는 XYZ〓기원

전, 은하의 문을 찾아 프린터로 들아간다.

 

 

 *『애지』2014-겨울호

 * 강서완/ 2008년 『애지』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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