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밀밭 소나타/ 강서완

검지 정숙자 2014. 11. 8. 01:33

 

 

 

    밀밭 소나타

 

    강서완

 

 

  눈이 부셔요, 단지 바라보았을 뿐인데요 

 

  미소 하나가 천만 햇살로 비추는데요 모퉁이도 뜨거워요 그늘이 빛

을 먹어요 잃어버린 소중한 것들이 고개를 들어요 내 안에 청춘이 출

거려요

 

  웃는 얼굴 수없이 다녀갔지만 그때마다 황폐화되기만 했던 가슴

 

  어떻게 미소 하나가 천만 볼트로 다가올까요 어떻게 천만 줄기가 한

몸이 될까요 내 안에 머나먼 입맞춤이 자라요

 

  바람이 불어요 한 방향으로 흔들리는 국경

 

  열린 적 없던 바위를 열어요 차가운 바위를 열어요 파묻혔던 무릎을

세워요 태양이 지지 않는 한,

 

  그에겐들 푸른 잎이 없겠어요?

  꽃인들 피지 않겠어요?

 

 

*『애지』2014-겨울호

* 강서완/ 2008년 『애지』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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