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사랑
강서완
가을에서 봄 사이
작열하는 태양에 눈 먼 꽃아
햇살 서늘하고 기차는 떠났다
지금쯤 열차는 여름 풀밭을 푹푹 지나리
주머니 속 겨울차표를 쥐고
핏줄을 휘도는 바람아
대륙의 미세먼지 희뿌연 거리
희망은 아직 유효한가, 그러한가
스러진 빛살 빛바랜 냄새
봄으로 달리는 기차가 건너는 기억의 터널
관절 꺾는 소리에 하늘 밝아지네
정오의 강물을 안은 햇빛처럼
헛것의 신뢰는 찬란했다
불의 냄새 낭자한 서녘 창가에서
붉게 씹는 사과꽃 향내, 꽃은
피어나고 하늘 환하여 오소소 춥다
죽음의 냄새로 피어나
어떤 사소한 이유도 덮어버리는
빈 자리 향기, 설국을 동행할 그 분
비로소 온전한 고독 오셨다
* 『들소리문학』2014-봄호
* 강서완/ 2008년『애지』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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