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닦는 나무
공광규
은행나무를 별 닦는 나무라고 부르면 안 되나
비와 바람과 햇빛을 쥐고
열심히 별을 닦던 나무
가을이 되면 별가루가 묻어 순금빛 나무
나도 별을 닦는 나무가 되고 싶은데
당신이라는 별을
열심히 닦다가 당신에게 순금물이 들어
아름답게 지고 싶은데
이런 나를 별 닦는 나무라고 불러주면 안 되나
당신이라는 별을
열심히 닦다가 당신에게 순금물이 들어
삶이 지고 싶은 나를
*『시에』2010-겨울호 p.162
* 공광규/ 충남 청양 출생, 1986년 『동서문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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