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보인다, 저만큼/ 김은

검지 정숙자 2024. 5. 6. 02:04

 

    보인다, 저만큼

 

    김은

 

 

  낡은 문이 삐그덕거린다

 

  노인 수도자를 엿본다

 

  침묵으로 곡기를 채운 모습들

  허기진 몰골 퀴퀴한 냄새

  녹슨 쇠사슬의 껍질 같은 모습이다

 

  밤을 멀리 쫓아버린

  시간 속

  말라버린

  기억의 거죽처럼

 

  그들은 고뇌의 알맹이로 퍼즐을 맞추고 있다

     -전문(p. 96)

  ---------------------

 * 『미네르바』 2024-봄(93)호 <신작시 > 에서

 * 김은/ 2018년 『미래시학』으로 등단, 시집『불면을 드로잉하다』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의 방향을 읽다/ 이현서  (0) 2024.05.07
복권명당/ 김자희  (0) 2024.05.07
매화를 그리다 1/ 문영하  (0) 2024.05.06
5월/ 강송숙  (0) 2024.05.06
온기/ 서양원  (0) 2024.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