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새가 두 번 우는 까닭은/ 채상우

검지 정숙자 2024. 4. 15. 16:37

 

    새가 두 번 우는 까닭은

 

     채상우

 

 

  왜 그렇다잖아 사람이 말야 사람이 죽기 전에 말야 사람이 죽기 몇 분 전에 말야 자기가 살아온 한생을 통째로 기억한다잖아 낱낱이 되산다잖아 주마등처럼 내달리는 등불처럼 어쩌면 지금이 바로 그때인지도 몰라 바로 지금이 마지막 숨결을 삼키고 있는 그 찰나인지도 몰라 그래서 몇 십 년 전 일이 아까만 같고 시방 피고 있는 저 목련이 이미 오래전에 지던 그 목련만 싶고 그래서 금방 지나고도 영영 그리워지고 내내 서운해지고 그래서 그래서인 거야 새가 두 번 우는 까닭은 피고 지는 목련 아래 아내 손을 맨 처음인 듯 꼬옥 쥐는 까닭은

   -전문(p. 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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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딩아돌하』 2024-봄(70)호 <신작시>에서

  * 채상우/ 경북 영주 출생, 2003년『시작』으로 등단, 시집 『멜랑콜리』『리튬』『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