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본 사람
정한아
입을 닫고 있을 때와
입을 열었을 때는 얼마나 다른지
인식과 판단을 오가면서
두려움과 사랑을 오가면서
인식을 죽이고 다시 판단을 죽이면서
흑백의 진공
총천연색의 어지러움
무수한 살해 속에 비로소 살아나는 숲
여전히 무언가 썩어가고 있을 테지만
내가 거기 묻힐 수도 있을 테지만
거기서 무섭고 슬픈 비밀을 노래하는 작은 새들
거기서 솟아나는 기름지고 향기로운 풀
-전문(p. 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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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딩아돌하』 2024-봄(70)호 <신작시>에서
* 정한아/ 경남 울산 출생, 2006년『현대시』로 등단, 시집『어른스런 입맞춤』『울프 노트』, 시산문집『왼손의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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