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등飛騰 5
최승철
'컷쇼*' 라는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직장을 잃을 것 같다는
두려움과 절박감
비가 내리자 향초처럼
흙 냄새가 피어올랐다
이혼 후 많은 것을 잃었다
행복이라든지
사랑이라든지 하는
꿈속에서
당신의 알몸을 매만지면 무엇인가
생각이 날 것만 같아
허둥대다
깨어
방금 전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번엔 정말 소중한 기억이 생각나지 않을까
두려워졌다
꿈이 아니었다
어느 아침 나는 온전치 못한 혼자다
-전문(p. 173-174)
* 톱날을 밀고 당기는 전동 톱의 일종. 보통 건설현장에서는 '컷쇼'라고 부르는데 영어식 표현은 reciprocating-saw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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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딩아돌하』 2024-봄(70)호 <신작시>에서
* 최승철/ 전북 남원 출생, 2002년『작가세계』로 등단, 시집 『갑을시티』『키위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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