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비등(飛騰) 5/ 최승철

검지 정숙자 2024. 4. 15. 16:26

 

    비등飛騰 5

 

    최승철

 

 

  '컷쇼*' 라는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직장을 잃을 것 같다는

  두려움과 절박감

 

  비가 내리자 향초처럼

  흙 냄새가 피어올랐다

 

  이혼 후 많은 것을 잃었다

  행복이라든지

  사랑이라든지 하는

 

  꿈속에서

  당신의 알몸을 매만지면 무엇인가

  생각이 날 것만 같아

  허둥대다

  깨어

 

  방금 전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번엔 정말 소중한 기억이 생각나지 않을까

  두려워졌다

 

  꿈이 아니었다

  어느 아침 나는 온전치 못한 혼자다

    -전문(p. 173-174)

   * 톱날을 밀고 당기는 전동 톱의 일종. 보통 건설현장에서는 '컷쇼'라고 부르는데 영어식 표현은 reciprocating-saw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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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딩아돌하』 2024-봄(70)호 <신작시>에서

  * 최승철/ 전북 남원 출생, 2002년『작가세계』로 등단, 시집 『갑을시티』『키위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