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새장
주경림
빗소리가 하늘에서 땅까지
빈틈없이 금을 그어요
주룩주룩 방음벽을 둘러쳐요
한참을 빗소리에 갇혀 있다 보니
비와 비 사이에 틈이 보였어요
눈곱재기창으로 먹구름이 가득 밀려와요
빗소리 듣는 마음은 들창으로 크게 열려
먹구름을 타고 카시오페이아 별자리까지 날아요
스르륵, 비와 비 사이에
우주가 광활하게 펼쳐져요
-전문(p.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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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가시회_현대향가 제6집『고대의 노래 현대의 노래』에서/ 2023. 12. 20. <문예바다> 펴냄
* 주경림/ 서울 출생, 1992년『자유문학』으로 등단, 시집 『씨줄과 날줄』『눈잣나무』『풀꽃우주』『뻐꾸기창』『법구경에서 꽃을 따다』(e북), 시선집 『무너짐 혹은 어울림』『비비추의 사랑편지』, <유유> <현대향가>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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