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화집에서 읽은 시

헌집/ 김현지

검지 정숙자 2024. 3. 3. 01:47

 

    헌집

 

    김현지

 

 

  이른 아침 나팔꽃이 담장을 넘어와 안부를 묻는다.

 

  밤새 안녕하시냐?고

 

  키 큰 해바라기도 목을 빼고 들여다본다.

 

  오늘도 별일 없으신지요?

 

  산기슭 외딴 집 지붕 끝 난간에

 

  까치 한 마리 고개 갸웃 내려다보며 묻는다

 

  낼 모레가 추석인데 피붙이들 소식은 날아오는지?

 

  궁금한 게 많은 길고양이들, 기웃기웃 문틈을 들여다보고 있는

     -전문(p.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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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가시회_현대향가 제6집『고대의 노래 현대의 노래』에서/ 2023. 12. 20. <문예바다> 펴냄

* 김현지/ 경남 창원 출생, 1988년 『월간문학』 신인상 수으로 등단, 시집『연어일기』『꿈꾸는 흙』『그늘 한 평』『포아풀을 위하여』『풀섶에 서면 내가 더 잘 보인다』『은빛 눈새』등, 포토 에세이『취우산에서 10년, 그리고 1년』, <유유> & <현대향가>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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