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화집에서 읽은 시

순교의 계절/ 이화은

검지 정숙자 2024. 3. 8. 15:43

 

    순교의 계절

 

     이화은

 

 

  오늘이 그날인 듯

  한꺼번에 꽃이 무너져 내린

 

  나를 밟고 가라

 

  떨어져 누운 꽃잎 꽃잎 꽃잎

 

  신의 얼굴을 밟아야 하나

  살아야 하나

 

  시간의 칼날이 목을 겨눈다

 

  순교와 배교 사이를 왕래하는 동안

  벚나무 아래로 또 한봄이 간다

     -전문(p. 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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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한국시인협회사화집 『시와 종교』에서/ 2023. 12. 22. <신아출판사> 펴냄

* 이화은/ 1991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절정을 복사하다』『미간』『절반의 입술』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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