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화집에서 읽은 시

풍요(風謠)/ 이영신

검지 정숙자 2024. 2. 29. 02:01

 

    풍요風謠

 

    이영신

 

 

來如來如來如(래여래여래여)

오는구나 오는구나 오는구나

來如哀反多羅(래여애반다라)

오는구나 서럽구나

哀反多矣徒良(애반다의도량)

서럽기도 하구나 우리들이여

功德修叱如良來如(공덕수질여량래여)

공덕 닦으러 오는구나*

 

 

운문산 풀무치 상운암엔

늙은 비구스님 공양주라네

저 산 아래에서 지친 이들이 허덕이며 오르고  

샘물 한 잔으로 입가심하고 나면

열무김치 감자전 밥 한 상 수북하게 차려 낸다네

쌀밥 한 수저 듬뿍 퍼서 입에 넣는 모습 보면

"우리 부처님네 밥 잘 드시네" 헤벌쭉 웃으시네

암자 근처까지 곧잘 내려오는 바람 구름 떼는

잘 여물다가 쭈그러진 머리통을 살살 간질여 주네

낮달도 슬며시 끼어들어 밥 한술 얻어먹고 싶어지네

  -전문(p. 58)

 

  * 風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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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가시회_현대향가 제6집『고대의 노래 현대의 노래』에서/ 2023. 12. 20. <문예바다> 펴냄

  * 이영신/ 충남 금산 출생, 1991년 『현대시』로 등단, 시집 『망미리에서』『죽청리 힌 염소』『부처님 소나무』『천장지구』『저 별들의 시집』『오방색, 주역 시』『시간의 만화경』, <현대향가> 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