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風謠
이영신
來如來如來如(래여래여래여)
오는구나 오는구나 오는구나
來如哀反多羅(래여애반다라)
오는구나 서럽구나
哀反多矣徒良(애반다의도량)
서럽기도 하구나 우리들이여
功德修叱如良來如(공덕수질여량래여)
공덕 닦으러 오는구나*
운문산 풀무치 상운암엔
늙은 비구스님 공양주라네
저 산 아래에서 지친 이들이 허덕이며 오르고
샘물 한 잔으로 입가심하고 나면
열무김치 감자전 밥 한 상 수북하게 차려 낸다네
쌀밥 한 수저 듬뿍 퍼서 입에 넣는 모습 보면
"우리 부처님네 밥 잘 드시네" 헤벌쭉 웃으시네
암자 근처까지 곧잘 내려오는 바람 구름 떼는
잘 여물다가 쭈그러진 머리통을 살살 간질여 주네
낮달도 슬며시 끼어들어 밥 한술 얻어먹고 싶어지네
-전문(p. 58)
* 風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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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가시회_현대향가 제6집『고대의 노래 현대의 노래』에서/ 2023. 12. 20. <문예바다> 펴냄
* 이영신/ 충남 금산 출생, 1991년 『현대시』로 등단, 시집 『망미리에서』『죽청리 힌 염소』『부처님 소나무』『천장지구』『저 별들의 시집』『오방색, 주역 시』『시간의 만화경』, <현대향가>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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