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화집에서 읽은 시

시절인연/ 이용하

검지 정숙자 2024. 2. 28. 01:26

 

    시절인연

 

     이용하

 

 

  동백나무 한 가지의 푸른 잎과 붉은 꽃,

  기색도 없이 툭 진 꽃은 누나였습니다

  봄이 채 오기도 전에 그리도 서둘러

  달님 따라 서쪽으로 간 것인가요?

  그날 이후 꿈에서나마 종종 만났는데

  그 속에도 나타나지 않은 지 오래입니다

  내 꿈속에 들어오지 못하는 것은

  이미 이 세상에 돌아온 것이지요

  아, 마주 보아도 서로 알아보지 못해

  새로 핀 꽃을 물끄러미 들여다봅니다.

     -전문(p.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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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가시회_현대향가 제6집『고대의 노래 현대의 노래』에서/ 2023. 12. 20. <문예바다> 펴냄

  * 이용하/ 2019년『문학과 창작』으로 등단, 시집『너는 누구냐』, <현대향가>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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