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외 1편
원가람
당신께 가고 싶었습니다
봄 지나 여름 오면
여름 지나 가을이 오고,
가을 지나 겨울 오면
늘
항상
그렇게
가 닿고 싶었습니다
아무런 주저함 없이
후회도 없이
천방지방 들쑥날쑥 천방지축
그렇게 잎도 생략한 채
당신께 피어나던 그 순간.
-전문(p.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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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스키
물 위를 걷는 소금쟁이
절지동물이면서 수중생물처럼 휘적휘적 걷는다
다리에 공기주머니를 달고···
너도 소금쟁이 같았다
뒷산에 눈이 내리던 어느 날
나무 잔가지에도 눈이 덮이고 풀숲에도 눈이 덮여
무릎까지 푹푹 빠질 때
너는 대나무로 스키를 만들었다
불에 대나무 앞부분을 그을리고 휘어 스키를 탔다
겅중겅중거리며 눈밭을 걸을 때는 다리가 긴 소금쟁이 같았다
친구야,
아무래도 잊히지 않는 이름아
너는 대나무 스키를 타고 어느 골짜기를 헤매고 있는지···
-전문(p.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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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시집 『별이 내려왔네』에서/ 2024. 2. 15. <작가마을> 펴냄
* 원가람/ 전북 고창 출생, 2022년『문학과 창작』으로 시 부문 등단// 용인대학교 무용과 졸업, 단국대학교 일반대학원 무용과 수료, 원광대학교 교육대학원 영어교육과 졸업, 국가무형문화재 살풀이춤 이수자, 국가무형문화재 승무 이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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