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겨울 눈밭을 걸으며/ 이진서

검지 정숙자 2024. 2. 10. 02:24

<청소년시>

 

    겨울 눈밭을 걸으며

  

    이진서

 

 

  나는 언제나 연소된 마음들을 상상한다

  눈이 가득 내리는 겨울, 창문에 신문지를 붙일 때

  팔팔 끓는 찻주전자를 옮기다가 손을 데었을 때

  너와 눈을 밟으며 한 이야기는

  미드나이트 클래식

  겨울이 끝나갈 때쯤이면

  내 마음 속에 늘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사라진 것들을 기억하는 게 제일 어렵다

  잊혀진 감정들을 재조립할 때는

  꼭 네 몫의 마음을 남겨두고 싶었다

  그러니까

  마음 속 눈을 퍼낼 때에는

  언제나 과분한 사랑을 상상할 것

 

  어디를 가더라도 언제나 네 곁이다

  지겹고도 익숙한 마음들

  차가운 공기를 얼굴로 맞으면

  신발 위로 눈 결정들이 쌓인다

  사각사각하고 간질간질한

 

  사랑의 현현

    -전문(p. 176-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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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마詩魔』 2023-여름(16)호 <시마詩魔_학생> 에서

  * 이진서/ 홈스툴 중학교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