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누구의 시선일까/ 조우희

검지 정숙자 2024. 2. 9. 02:30

<청소년시>

 

    누구의 시선일까

 

     조우희

 

 

  어두워도 느껴지는 어색한 시선

  어딘가에서 지켜보고 있는 또 다른 눈

  그러나 어딘가에도 없는 눈

 

  사람의 자취가 없는 이곳

  뒤에는 숨겨진 내가 있지

  누구도 모르게 스며드는 그것

 

  희미하게 들리는 건

  비명인 것 같기도 도돌이표 노래인 것 같기도 한 그것

 

  달팽이관이 돌아가기 시작한다

  숨을 멎다가 쉬다가

  어쩌면 내가 아닌 것이 숨을 쉬는 것인지도 모를

 

  이상하고 기이한 현상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발소리가 들리지 않게 내 옆에 서 있는 사람이 있다

  형체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커졌다가 작아졌다가

 

  빠르게 다가오는 누군가의 발소리

  이리저리 유연하게 움직이는 것이

  뼈 없는 풍선사람 같다

 

  누구일까?

  의문이 의문을 낳지만

  생각은 이미 엉킨 상태

 

  봄을 반기듯 꼬인 매듭을 풀 듯

  생각을 하니 하나씩 풀어내며

  나는 나인가를 반복하는 알 수 없는 시간

 

  저기서 흰 그림자가 나를 보고 있다

     -전문(p. 189-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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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마詩魔』 2023-여름(16)호 <시마詩魔_학생> 에서

  * 조우희/ 통영 동원고등학교 1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