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화집에서 읽은 시

참, 눈물겹기도 하지/ 김밝은

검지 정숙자 2023. 12. 13. 15:33

 

    참, 눈물겹기도 하지

        선유도에서

 

    김밝은

 

 

  밀어내도 밀어내도 마음만은

  무작정 아득해져서

 

  홀로 선 바위도 섬 하나

  떨어진 꽃 한 송이도

  한 그루 나무의 마음이 되지

 

  비를 붙들고 걷는 사람을 꼭 껴안은 바다는

  열어젖힌 슬픔을 알아챘는지

  흠뻑 젖은 그림자로 누워 있네

 

  아무리 생각해도

 

  섬과 사람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참, 눈물겹기도 하지

    -전문(p.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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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동인 미루』(1호_신작시)에서/ 2023. 11. 11. <상상인> 펴냄

  * 김밝은/ 2013년『미네르바』로 등단, 시집『술의 미학』『자작나무숲에는 우리가 모르는 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