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눈물겹기도 하지
선유도에서
김밝은
밀어내도 밀어내도 마음만은
무작정 아득해져서
홀로 선 바위도 섬 하나
떨어진 꽃 한 송이도
한 그루 나무의 마음이 되지
비를 붙들고 걷는 사람을 꼭 껴안은 바다는
열어젖힌 슬픔을 알아챘는지
흠뻑 젖은 그림자로 누워 있네
아무리 생각해도
섬과 사람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참, 눈물겹기도 하지
-전문(p.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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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동인 『미루』(1호_신작시)에서/ 2023. 11. 11. <상상인> 펴냄
* 김밝은/ 2013년『미네르바』로 등단, 시집『술의 미학』『자작나무숲에는 우리가 모르는 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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