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화집에서 읽은 시

겨울노래/ 오세영

검지 정숙자 2023. 8. 12. 02:20

<1992, 제4회 정지용문학상 수상작>

 

    겨울노래

 

    오세영

 

 

  산자락 덮고 잔들

  산이겠느냐.

  산 그늘 지고 산들

  산이겠느냐.

  산이 산인들 또 어쩌겠느냐.

  아침마다 우짖던 산까치도

  간 데 없고

  저녁마다 문살 긁던 다람쥐도

  온 데 없다.

  길 끝나 산에 들어섰기로

  그들은 또 어디 갔단 말이냐.

  어제는 온종일 진눈깨비 뿌리더니

  오늘은 하루 종일 내리는 폭설暴雪

  빈 하늘 빈 가지엔

  홍시紅枾 하나 떨 뿐인데

  어제는 온종일 난을 치고

  오늘은 하루 종일 물소릴 들었다.

  산이 산인들 또

  어쩌겠느냐.

     -전문(p. 9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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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35회 지용제 사화집 『어머니 범종소리』/ 2022. 9. 14. <옥천군· 옥천문화원· 지용회> 펴냄. (비매품)

  * 오세영/ 1965년 『현대문학』에「새벽」, 1966년「꽃 외」, 1968년「잠깨는 추상」이 추천완료되어 등단, 시집『반란하는 빛』『무명 연시』『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바람의 아들들』『꽃들은 별을 우러르며 산다』『별밭의 파도소리』 등, 학술서적『시론』『한국현대시인연구』등 수십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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