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 제4회 정지용문학상 수상작>
겨울노래
오세영
산자락 덮고 잔들
산이겠느냐.
산 그늘 지고 산들
산이겠느냐.
산이 산인들 또 어쩌겠느냐.
아침마다 우짖던 산까치도
간 데 없고
저녁마다 문살 긁던 다람쥐도
온 데 없다.
길 끝나 산에 들어섰기로
그들은 또 어디 갔단 말이냐.
어제는 온종일 진눈깨비 뿌리더니
오늘은 하루 종일 내리는 폭설暴雪
빈 하늘 빈 가지엔
홍시紅枾 하나 떨 뿐인데
어제는 온종일 난蘭을 치고
오늘은 하루 종일 물소릴 들었다.
산이 산인들 또
어쩌겠느냐.
-전문(p. 9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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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35회 지용제 사화집 『어머니 범종소리』/ 2022. 9. 14. <옥천군· 옥천문화원· 지용회> 펴냄. (비매품)
* 오세영/ 1965년 『현대문학』에「새벽」, 1966년「꽃 외」, 1968년「잠깨는 추상」이 추천완료되어 등단, 시집『반란하는 빛』『무명 연시』『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바람의 아들들』『꽃들은 별을 우러르며 산다』『별밭의 파도소리』 등, 학술서적『시론』『한국현대시인연구』등 수십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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