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 · 그리워서

고요가 찬란히 빛을 발할 땐/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2. 11. 02:01

 

    고요가 찬란히 빛을 발할 땐

 

      정숙자

 

 

  고요가 찬란히 빛을 발할 땐

  임이여, 어찌 감당할지요

 

  안개비 오는 밤

  젖은 난초 잎

  모시바람 서늘히 더위도 식고

 

  마음엔 천도화 만개한 듯이

  뭉개구름 발 아래 떠노는 듯이

 

  조용히 불어와 품에 안기는

  바람은 임께서 보냈는지요

 

  이리도 아름다운 밤이옵거니

  영혼의 아기를 갖으오리다

 

  기쁨으로 회임한 왕자께오선

  슬픔이란 모르고 자라겠지요

 

  환희로운 임 영묘히 닮아

  제 가슴 이슬들을 거두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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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