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기다림의 시작이오며
정숙자
그리움은 기다림의 시작이오며
기다림은 긴긴 외롬의 시작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적마다
주렴처럼 드리운 눈물 안쪽에
섭정(攝政)하는 영혼마저도
슬픔의 표시인 듯 젖으옵니다
하루 이틀 사흘 지나고
세 해 네 해 덧없이 흘러
새벽놀 탐스레 벌던 봉오리
낮도 없이 저녁놀에 접혀지오니
목숨 하나에 고인 그리움
그 아득함을 임이라 불러
백 년을 씻겨도 첫소리 같은
시작만이 강물처럼 풀리옵니다.
-------------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제2시집 · 그리워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뵈옵지 못한 채 숨 거두어도/ 정숙자 (0) | 2013.02.11 |
---|---|
몸에 없는 나래 마음에 있어/ 정숙자 (0) | 2013.02.11 |
임 없이 희도록 살을 양이면/ 정숙자 (0) | 2013.02.11 |
고요가 찬란히 빛을 발할 땐/ 정숙자 (0) | 2013.02.11 |
비우고 비워도 괴는 그리움/ 정숙자 (0) | 2013.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