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 · 그리워서

임 없이 희도록 살을 양이면/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2. 11. 02:03

 

 

    임 없이 희도록 살을 양이면

 

     정숙자

 

 

  임 없이 희도록 살 양이면

  이제 곧 죽음만 못하오리다

 

  한낱 목숨 길기도 하오

  슬픔도 병환이 분명하련만

 

  십 년 이십 년 넘어 앓아도

  낫지 않고 지지도 않아

 

  몸과 마음 한 덩이인데

  어찌 이토록 서로 다르오

 

  무심함은

  임이 아니라

  돌아서지 못하는 제(自)인 듯하오

 

  저조차 저를 돕지 못하여

 소태같은 눈물 굵어만 가니

 

  마음은 오히려 몸에 빚지고

  임 원망하여 죄까지 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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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